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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정의란 무엇인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대해
양서연
2022. 2. 20. 23:02
나는 노예를 소유해본 적이 없다. 또한 누구를 억압했던 적도 없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이전 세대가 한 일을 왜 내가 보상해야하는지 모르겠다
p313
노예제 배상안을 비판한 미국 공화당의 헨리 하이드 의원의 말이다.
맞는 말이다.
연좌제의 개념으로 이 말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과거사 사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국의 이슈,
일본의 위안부에 대해서는 이런 시각이 왜 타당성을 잃어가는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 따르면,
공개 사과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도덕적, 정치적 화해의 기반을 제공하며
희생자와 그 후손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책임"이 아니라 "공동체 의식"의 영역인 것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문제로 인한 국가 내의 분쟁이 아니라,
국가 주도의 역사적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의 난장판의 모습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한채 있는 것이다.
미국의 노예제, 호주의 원주민 학살 관련 사례를 보니,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의 차이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사과나 배상이 정치 공동체에 상호 치유가 될지 오히려 해가 될지는 복잡한 정치적 판단의 문제이다.
p313
: 책에 대한 갈무리
다시 한번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정외 전공 공부를 하며 가깝고도 멀었던 철학 수업들을 들었기 때문에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나의 관심사가 조금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치중해 있고,
더 감성적이며 더 새로운 것들을 추구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항상 동경의 대상이다.
현실의 문제에서 핵심을 끄집어 내어줄 것만 같은 희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공에 떠도는 말이 아닌,
현실과 철썩 붙어있는 해결책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