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Books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쓸쓸하고 찬란한
양서연
2022. 6. 27. 23:02
나는 내가 가야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이번 달 우리의 독서모임의 책은
문단계의 아이돌,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정말 넓은 도서관의 수 많은 책들 속에서
복잡한 분류 코드하나로 제 자리를 찾아가는 책들을 보며 생각했다.
한번 손에 들었던 책을 다시 돌려두려하지만,
원래 있던 자리를 기억하지 못해 헤멜 때에도 생각했다.
대출 가능인 도서를 아무리 찾아도,
그 자리에서 찾을 수 없을 때에도 생각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아득하게 잊혀져 찾을 수 없게 된 책을.
'관내 분실' 이라는 두글자를 처음 들었을 때는 괜스레 너무 딱딱한 표현 같았지만,
아득히 멀어진 책이 머릿 속을 가득 채우며 우주보다 더 쓸쓸하고 감성적인 고립이 그려졌다.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아도 손에 닿지 않는 곳을 평생 그리워하며,
"빛의 속도로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그 노인의 쓸쓸함도 같은 결을 함께한다.
김초엽 작가의 책은 스토리를 읽는다기보다, 감정을 읽는 경험이었다.